Farewell
MOLPY
우리가 함께 갔던 모든 곳을 숨처럼 들이마시고 싶었다. 내 몸으로 만들고 싶었다. 근데 그럴 수가 없었다.
여름이 유명한 일본의 햇살은 모든 곳을 영원하게 비추고 있었다. 꽃과 풀과 담벼락과 도로와 도로 위의 노란 선들. 그 위로 내려앉은 햇빛들은 해를 조각 내 자른 듯, 눈을 아리게 만들었다. 나는 그 곳에 발이 묶인 채 서서 아무것도 아닌 도로를 얼마고 바라보았다.
햇빛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본 적 있어? 저 빛 속에 작게 이글거리는 것들이 내 몸에 와 박히는 것만 같아. 내가 말했다. 형이 들고 있던 담배를 내가 보고 있던 햇빛 아래 던져 넣었다. 담배꽁초의 마르지 않는 불 끝에서 연기가 솟아올랐다. 난 미쳐버릴 것만 같은 충동을 느꼈다.
나도 찬란한 햇빛에서 광기를 느껴.
형이 나직하게 말했다. 그 말이 내 귓속으로 얇은 실오라기처럼 파고들다 이내 사라져 버리는 것을 느꼈다.
*
수많은 지난날들의 영상 통화에서 우리는 많은 모습들을 나누었지만 그것이 가끔은 소용없다고 생각했다. 우린 미주알고주알 우리에게 있었던 일들을 말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항상 물어보는 것이 있었다. 우린 서로 각자가 만족하는 하루를 보내길 바랐다. 그것이 우리가 나누는 가장 값진 가치이기도 했다. 우리가 먼 곳으로 헤어지기 전에 장난스레 더 커서 만나자는 얘기를 했다. 1년 2년. 그리고 6년. 관계에서 성장은 개별적인가? 신뢰는 돌봐주지 않으면 금세 상해버리고 우린 가끔 우리의 죽어버린 시체를 뜯어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당장 손을 잡을 수 있는 커플들을 보면 억울했다. 그렇지만 하루 한 달 스스로를 세상에 위치시키는 것만 해도 우린 벅찼다.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우리는 우리가 헤어진 그 순간부터 전혀 자라지 못했음을 알았다. 자라지 않는 뼈에 커다란 몸이 덕지덕지 붙어서 편안하게 숨을 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우린 스스로를 돌보는 법도 몰랐다. 잠을 편안하게 자는 법마저도 몰랐다.
*
여관을 잡았다. 교외에 있어 낡고 깨끗하고 사람이 없었다. 오랜만에 일본어를 하는 유타 형의 목소리를 들으니 어딘가 억양이 이상했다. 일본어의 곳곳에서 스페인어의 억양이 살짝씩 느껴졌다. 그 점에서 우리 사이에 바람이 통하는 것을 느꼈다.
복도 끝 방. 창이 컸다. 짐은 약소했다. 유타 형은 수번은 보냈을 이메일을 확인하고 다시 전화를 들었다. 나는 유타의 형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 사람은 죽임을 당하고도 남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창문 모양대로 빛이 쏟아지는 솜이불 위에 누워 눈을 찡그리며 감았다. 빨간 빛이 동공에 가득이었다. 이 곳에 누운 내 몸을 손으로 훑어 내려갔다.
가슴. 갈비뼈. 옆구리. 골반. 음모. 허벅지. 손이 닿는 대로 쓸어내리다 좆을 한번 주물렀다. 무감하리만큼 선명한 살의 감각에, 나는 찡그린 눈을 뜨고 여전히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는 유타 형을 봤다. 형은 빛의 잔상 때문에 푸른 유령처럼 보였다. 온 몸에 멍을 달고 태어난 사람처럼.
*
침착한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물었더니 유타 형이 그게 우리랬다. 내가 별로 안 그런 것 같다고 했더니 너는 한 때 드라마 퀸인 구석이 있었다고 형이 말했다. 한때? 나카모토가 고갤 끄덕였다. 너는 드라마 퀸이 되기엔 너무 늙었어, 도영. 너는 멍청하기엔 너무 명석해. 형이 말했다. 나는 잇몸을 드러내고 흐흐 히히, 하고 이상하게 웃었다. 왜 이제는 그런 말을 에둘러 하지 않는지. 나는 조금 속상했지만.
나는 손을 뻗었다. 그 손을 잡아오는 형의 손이 있었다. 형 있잖아. 우리 먼저 우는 사람이 지는 내기 하자. 그런 내길 걸었다. 나카모토는 별 말이 없었다. 제 형 때문인지 원래 내기를 좋아하진 않았다. 엇나가는 것은 노력하지 않아도 아주 쉽게 되는 것 중 하나였다.
그 동안 이 곰팡이 냄새가 나는 여관방에서 누워서 우리는 나태하게도 어떤 계기를 기다렸다. 그 동안 몸을 찢어가며 키스를 나누고 섹스를 했다. 눈을 뜨면 다시 낮인 하루가 몇 번씩은 반복됐다. 시간의 늪에 빠진 것만 같았다. 먹지도 않고서 그렇게 며칠 동안 똑같은 행위만 반복했다. 나중엔 음부의 살갗이 쓸려 아플 지경이었다. 어딘가 집요했다. 단지 종이가 있어서 천 마리의 학을 접기로 선택한 것 마냥. 내가 일어날 힘이 없어 그저 누워있으면 고깃덩어리 같은 내 몸을 벌려 형은 자기 걸 넣었다. 이렇게나 많이 섹스 하는데도 우린 왜 하나가 될 수 없는 걸까? 사타구니만으로 말고, 나는 형의 몸속을 만지고 싶었다. 날 훑는 눈길 뒤의 애절한 부분을 내가 쥐고 흔들 수만 있다면 우린 서로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형의 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고 싶어. 형 걸 내 안에 매일이고 박아 넣고서 섹스 하고 싶어. 아쉬움에, 울지 않아도 점차 아이 같은 모습이 쏟아져 나왔다. 형은 흩어지는 모래를 만지듯 내 몸을 만지고 또 다시 만졌다. 나는 형의 뒷목을 끌어 키스했다.
*
형 찾고 싶어?
나는 천장을 보고 물었다.
아니.
나카모토가 말했다.
이제 뭐 할까.
내가 말했다.
언제 돌아가야 해?
형이 말했다.
나는 내일 모레라고 했다. 형은 나를 또 꽈악 안고서 맨 다리를 내 위로 올렸다. 안 가면 안돼? 애절한 물음에 나는 땀에 젖은 형의 이마를 내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 말을 듣자 내 마음 속에서 불신이 솟아났다. 그것은 형이 없는 나의 일상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가고 싶은 데는 다 가보자.
내가 겨우 대답했다.
*
우리는 싱거운 메밀 소바를 먹고, 월요일이라 텅 빈 쇼핑센터의 지하부터 꼭대기까지 들렀다. 소용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지금의 상황이 내게 기쁨을 주는 지에 대한 판단을 뒤로 미뤘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익숙함이란 값진 것이라고. 우린 마주앉아서 또 그런 얘기를 했다. 이미 서른 번은 했을 얘기를. 처음 온 일본이었지만 이 풍경이 너무도 슬프게 보였다. 지금 일본은 음이 틀린, 슬프게 부르는 발라드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형이 구태여 설명 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로터리 밑의 추억. 삼거리, 사거리, 육교 위에서 형이 했던 생각들. 이미 다 아는 그런 얘기들을 곱씹고, 이야기가 떨어질 즈음 다시 새로운 곳이었다. 호프집에서 그릇 째로 퍼 주는 뻥튀기들처럼.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해야 하는 건지도 몰랐다. 서로의 대화의 기저엔 이미 다른 각자의 일상이 있었다. 나는 분열을 느꼈다. 그것들 되돌리고 싶었으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있었다. 정말 어른이 된 듯, 어쩔 수 없다는 말에 숨어 돌아갈 수 있기를 기다렸다. 이런 생각이 드는 동시에 미칠 듯 했다. 돌아버릴 것만 같은 기분. 나는 형이 햇빛 안쪽으로 던져 넣은 담배꽁초를 생각했다. 마르지 않던 그 담배꽁초는 어떻게 되었을까. 불길로 남아 그 동네가 다 타오르게 되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찬란함을 나누지 않았던 사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에게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에 없어도 되지 않았을까? 유타 형도 형의 형처럼 사라져버렸으면. 애초부터 없었던 존재였다면 정말 좋을 텐데. 문제는 아직도 우리는 오래 전 나누어진 반원들처럼 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반원은 서로에게 맞지 않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멍청해서 싱거운 것에도 좋아했다면 좋았을 텐데.
왜 고리타분함은 이렇게도 잔인한 걸까?
*
네비게이션을 켜고, 형이 운전을 했다. 해안도로가 있댔다. 나는 그 도로에 도착할 때 까지 좀 잔다고 했다. 그러나 너무 밝은 햇빛 탓에 눈을 감아도 내 얇은 눈꺼풀이 비춰보였다. 잠은 안 왔지만 눈을 감고 시트를 뒤로 해서 누워있었다. 제정신과 그렇지 않은 상태 사이를 오가게 만드는 일본의 햇빛이 조금 성가시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오랜만에 스틱운전을 해서 그런지 나카모토가 조금 울렁거리게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느껴졌다. 형 나 멀미하니까, 라고 말하니까 형이 응 알겠어. 라고 말했다 다정하게. 그래도 거친 도로와 형의 운전은 내 몸을 잘 수 없을 만큼 미약하게 계속 흔들었다. 나의 마음속에, 대척점에 있는 두 감정은 계속 바뀌었지만 나는 그중 어떤 것도 표출하지 못했다. 그간 내 감정이란. 어디로도 쏠리지 않고, 멀뚱히 가운데에 서서 형을 사랑하는 편을 선택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었던 감정이 내 몸 속 어딘가로 스쳐 지나갔음을 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알게 되지 않게 나는 침만 삼켰다. 눈물로 달궈져 뜨거운 침 덩어리들. 먼저 울게 되면, 이 모든 것이 끝일까봐. 참았다. 끝이어도 좋은 이유를 깨닫는 데에서부터 나는 나를 멀리 떨어뜨려 놓았다. 왜 그래야 하는지 라는 질문에서부터도 떨어뜨려 놓았다. 이곳에서 쉬는 모든 숨이 외로웠다.
*
형이 날 흔들어 깨웠다.
도영아. 우리 길 잃었어.
나는 눈을 떠 네비게이션을 보았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알림이 화면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길은 바다의 중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깜빡 깜빡. 이 차의 비상등만이 울렸다. 창문을 내려 보자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형은 나를 보더니, 자기도 그 소리에 집중했다.
가볼래 형?
그 침착하기만 한 눈빛으로 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차에서 내려 가드레일을 넘었다. 파도 소리를 따라 갔지만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향이 났다. 짙은 소나무 냄새. 좀 더 무거운 중력. 딱 그만큼의 차이 속에서 잡고 있는 손. 익숙하게 바싹 마른 둥그렇고 긴 손꿈치와 손바닥. 내 손 등의 흉터를 계속 매만지는 엄지. 발밑에서 부서지는 마른 솔잎.
그 날은 우리의 일본 여행 마지막 날 이었다.
모래사장으로 진입하자 바로 소나무 숲이었다. 바람에 휘날리듯, 죄다 옆으로 꺾여 자란 나무들의 숲을 걸었다. 이 곳에서 길을 잃으면 찾기 힘들겠다. 내가 말하자 형의 손에 더 힘이 들어갔다. 그러면서 놀리듯 말을 얹었다. 이정도 크기밖에 안 되는 숲에서도 길을 잃어? 나는 곧장 형의 손등을 꼬집었다. 하지만 이런 곳, 역시 혼자 걸으면 무섭긴 하겠네. 나카모토가 덧붙였다. 유일하게, 나는 왠지 이 시간이 벌써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 검은 그림자 같은 불안.
숲에서 나오자. 안대를 벗은 듯이 극적으로 마주했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우린 손을 잡은 채 보았다. 해변이었다. 흰 모래가 유골처럼 희게 부슬거리면서도 태양의 빛을 가득 담았다 그 곱절로 반사 해내는. 찬란한 광기. 투명하게 불타오르는 모래는 영원해보였다. 파도는 가끔 내 시선 속에서 멈췄다가 다시 부서졌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이 숲 밖에서의 시간보다 느린 것만 같았다. 아니, 사실은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몰라.
차라리 가짜였음 좋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형은 내 손을 살짝 제 쪽으로 끌었다.
도영, 내려가 볼까?
그 짧은 질문이 고백 같았다. 찬란한 감정의 동요가 나카모토의 마음에서 나의 마음으로 전해져왔다. 우리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해변의 위에 서서, 우리는 순수하게 입을 맞췄다. 서로의 얼굴에 가까워지고, 눈을 감는 그 순간이 슬로우가 걸린 것처럼. 눈이 감기는 그 순간에 오고 가며 섞이던 호흡. 바다의 염분이 기화된 공기. 맞닿은 입으로 부드러운 섞임이 오갔다. 감사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잔해가 이곳에서 모래가 되어 타오르고 있는 건 아닐까.
사랑.
그 이상의 우주적인 범위로 깨달았다. 우리는 아름다움 위에 서 있다고. 이 곳에서 무너져 내리고 싶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기에 내 몸은 너무 작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우리는 사랑이 아닌 불안을 나누고 있었다는 걸.
우리가 다시 떨어지게 되면, 헤어지게 될 거란 것도.
우리는 일상을 끊어내고 이곳에서 새로 시작해야 했다. 함께. 혹은 과거로 돌아가야 했다. 가능한 일이라면, 그래야 했다. 이곳이라면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슬픈 깨달음 위에 서서, 서로가 외면하여 감정에 관통된 구멍 난 몸들을 보면서.
이곳에서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했다.
*
휴대폰 배터리가 꺼져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잘 몰랐지만, 우리가 가드레일 앞에 버리고 온 차의 비상등도 더 이상 깜박이지 않았다.
이젠 돌아갈 수 없었다.
여기선 해가지지 않았다. 우리는 옷을 모두 벗어 해변에 늘어놓았다. 맨 몸으로, 다시 태양을 보고 누웠다.
형과 나의 피부가 주름지고 벗겨져갔다.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다.
나는 형의 몸을 만지며 말했다.
“같이 늙어가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
형은 모래 속에 숨겨두었던 손을 꺼내어 내 허벅지를 만졌다. 불타오르는 감각이 허벅지로, 척추로 전해져왔다. 나는 쉰 성대를 열고선 신음했다.
“정말 너랑 오래 함께 해 온 것만 같네. 한 번도 헤어지지 않은 것처럼.”
태양의 광기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행복했다. 그러자 선물처럼 잊어갔다. 가장 최근의 기억부터 하나씩. 이곳에 도착한 때. 그 이전에 낡은 여관에서 묵었던 때. 그 이전에 나카모토가 제 형에게 발작하듯 넣었던 연락. 그리고, 그 훨씬 이전에 하나였던 사과를 반으로 쪼개던 아픔. 그 후 혼자된 인생을 살았던 각자. 우리는 천천히 모든 기억을 잊어갔다. 그리고 마침내는 우리가 헤어지기 전으로 돌아갔다. 우린 어렸다. 스무 살 이었다.
그제서야 우리가 한 몸 같았다.
이곳이 우리의 집이었다.
“형. 우린 이렇게나 어린데 왜 이렇게 형 얼굴엔 주름이 많은거야”
“그러게. 우리가 도영아 서로의 얼굴을 아주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었나보다.”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나보다.
형이 말했다.
피부가 비늘처럼 벗겨지다 못해, 진물이 생기며 피부가 팽팽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유타 형을 바라보았다.
형. 먼저 우는 사람이 지는 내기 할래?
형은 끄덕이며 그러겠다고 했다.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형은 참 숨을 아프게 쉬는구나. 형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싶다. 형과 아주 오래 만나서, 우리가 만난 지 5년이 되면 그때 처음 섹스하자.
고개를 끄덕이는 형의 사지가 덜덜 떨렸다. 곧 패닉이 올 것만 같았다.
나는 형을 천천히 모래 위에 바로 눕혔다.
형은 태양 아래서도 눈을 감지 않았다. 오히려 그 또랑한 눈은 생기로 젖어 빛났다. 그리고 그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없이 어린 눈동자. 우리 형.
이곳의 모래는 형처럼 다정히 빛나는 사람들의 흔적이구나. 알았다.
나는 눕힌 형의 몸 위로 올라갔다. 좁은 흉통을 다리 사이에 끼고, 나는 형과 눈믈 맞추며 두 손으로 형의 목덜미를 쥐었다. 내 눈에서 눈물이 고이자, 형의 눈에서도 눈물이 고였다. 이러면 누가 이겼는지 알 수가 없잖아. 내가 말했다. 형은 웃었다. 아름답게 예쁜. 이 사람은 누군데 이렇게 예쁜 얼굴을 하고 있는 거지. 내 밑의 사람의 숨통이 끊어져갔다. 성대를 긁어대는 소리 가 들려왔다.
이제 이곳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나는 모래사장에 태양을 바로 보고 누웠다.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손에서의 감각은 느껴본 적 없는 아름다움이었다.